환경을 지켜주는 100퍼센트 자연분해 쌀빨대

따뜻한 인터뷰
인터뷰 장보영
사진 주민욱

환경을 지켜주는 100퍼센트 자연분해 쌀빨대
<이스트로> 쌀빨대 대표 김광필

얼마 전 필리핀에서 40kg 분량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키고 숨진 고래가 발견돼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데 이어 최근 이탈리아에서 20kg 분량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은 고래가 숨진 채 발견됐다. 긴 빨대가 코에 박혀 괴로워하는 거북 영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기도 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해마다 최소 8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고 한다. 이제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생물이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바야흐로 이제 바다는 물 반 고기반이 아니라 물 반 플라스틱 반이 된 것이다.

이 ‘플라스틱 쓰레기 대재앙’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응당 플라스틱을 쓰지 말아야 할 것이다. 플라스틱 품목 중 가장 문제가 되는 음료 테이크아웃컵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그 경각심은 플라스틱 빨대에까지 옮겨져 스타벅스를 비롯한 일부 카페에서는 대체 빨대를 사용하고 있다.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세상, 그러다 우연히 SNS를 통해 ‘먹을 수 있는 빨대’를 발견했고, 나는 곧바로 메시지를 보내 인터뷰 요청을 했다.

<이스트로(e-straw)>는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는 종이 빨대나 PNA 빨대와 달리 흙에서 평균 100일이면 100%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쌀빨대다. 김광필 대표는 미국에서 해조류로 제작한 ‘먹을 수 있는 컵’에 아이디어를 착안해 세계 최초 유일무이한 식용 쌀빨대를 발명했고, 출시 5개월 만에 10개국과 유통 계약하며 빠르게 성장세를 타고 있다. 작은 빨대 하나로 세상이 달라질까? 김광필 대표는 과감하게 말한다. 작은 빨대가 그 시작이라고.

 

세계 최초 쌀빨대의 탄생

대표님,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세계 최초 쌀빨대 브랜드 <이스트로(e-straw)>를 만들어 국내와 세계에 소개 및 유통하고 있는 김광필입니다. 이스트로란 eat(먹다)과 straw(빨대)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먹을 수 있는 빨대’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쌀빨대는 어디서 어떻게 구매할 수 있나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검색해 손쉽게 구입하실 수 있구요, 100개 묶음으로 시중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기업체나 사업체에서 대량 구매할 경우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쌀빨대 사업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저의 아버지 세대부터 20여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가업이 있는데요, 한국 전통 신발인 ‘꽃신’ 만드는 공장을 지금도 쌀빨대 회사와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곧 봄철 결혼 시즌이라 이쪽 일도 상당히 바빠요. 꽃신 만드는 업체가 예전에는 10개를 웃돌았는데 요즘은 3~4개 정도 남았나? 저희 기업이 그중에서도 상위에 있어서 꽃신 사업도 동시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바쁘시겠어요. 그 가운데 쌀빨대는 어떻게 개발하신 건지 궁금하네요.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은 편이었고, 지금도 궁금한 걸 잘 못 참아서 모르는 게 있으면 꼭 뭐라도 찾아봐야 직성이 풀리는 편인데요, 업무 때문에 바쁘더라도 일주일 중 하루 이틀 정도는 꼭 시간을 내서 인터넷 검색을 해요. 그러다가 특허 검색에 재미를 붙였고 취미까지 이르렀는데, 아실 테지만 한국 특허청 사이트에 들어가면 세계 특허, 해외 특허, 국내 특허를 검색할 수 있어요. 거기서 ‘먹을 수 있는 컵’이 등록돼 있던 걸 보고 처음에 흥미가 발동했죠. 미국의 환경단체에서 일하던 여성 두 사람이 <롤리웨어>라는 회사를 만들어 클라우드펀딩으로 개발한 제품이더라구요.

 

‘먹을 수 있는 컵’이라니 상상이 잘 안 가는데요.(웃음)

해조류로 만든 컵인데요,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확인하실 수 있어요. 단가도 하나에 8,000원 정도로 결코 싼 편은 아닌데도 신기하게 나오기만 하면 완판된다고 하더라구요. 환경을 생각하는 그 나라 사람들의 인식 때문이겠죠. 그걸 보면서 ‘그럼 먹을 수 있는 빨대는 있나?’ 하고 검색해보니 그건 시중에 아예 나와 있는 제품이 없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럼 내가 먹을 수 있는 빨대를 한번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쌀빨대를 세계 최초 특허 출원해 제작하게 되신 거로군요.

이런 제품이 세상에 있다는 걸 알리는 게 우선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2년에 걸쳐 연구했죠. 제가 오래전부터 신발 사업을 해오면서 원료나 재료에 빠삭하고 민감했다는 점이 쌀빨대를 제작하는 데 유효했던 것 같아요.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이 빨대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모르는데 저는 소재를 다루고 만지는 사람이라 아무래도 자신감이 있었죠.

 

‘먹을 수 있는’ 안전하고 완전한 빨대

쌀빨대,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드나요? 제작 과정에서 정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 같아요.

쌀과 타피오카를 배합해 만들어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가장 친환경적인 방식인,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식품’의 형태로 개발했구요. 기존 빨대와 두께가 비슷하며 인체에 닿는 촉감이 좋은, 그러면서 빨대로서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입니다. 차가운 물에서는 평균 4~6시간, 뜨거운 물에서는 평균 2~3시간 형태를 유지해요.

 

아무래도 ‘타피오카(Tapioca)’라는 재료가 좀 생소한데요.

타피오카란 열대작물인 카사바의 뿌리에서 채취한 식용 녹말로, 시중에 판매되는 버블티를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버블티에 들어가는 ‘펄’이라는 찹쌀이 바로 타피오카예요. 쌀빨대를 100% 쌀가루로만 만들 수는 없거든요. 타피오카의 끈적거리는 점성이 빨대의 형태를 잡아주죠. 제작 레시피는 공개할 수 없지만 120개 정도의 배합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120개의 배합비 레시피라니 놀랍네요.

쌀빨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바로 ‘습도’예요. 한번은 베트남 생산공장에서 쌀빨대를 제작해 한국에 들여왔는데 30%가 불량인 거예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35도인 현지에서 쌀빨대를 제작해 그것을 배에 싣고 바다를 건너오는 과정에서 빨대가 땡땡 얼었던 거죠. 한국 겨울의 해상이 영하 40도 정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한국에 와 살살 녹는 과정에서 빨대가 깨졌던 거죠. 수출하는 나라의 컨디션에 따라 배합비를 맞춰 제작해야 하기에 쌀빨대 만드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생산공장이 한국에 있으면 좋을 텐데 여건상 쉽지 않겠죠?

아무래도 가장 고려되는 부분이 비용이겠죠. 현재 베트남 생산공장에 현지 직원이 100여 명 정도 고용돼 있는데 만약 공장이 한국에 있으면 인건비를 인당 20배는 더 잡아야 하거든요. 그리고 제작 문제도 있어요. 안남미라는 베트남 쌀로 쌀빨대를 제작하고 있는데 물론 한국 쌀이 단가가 3배 정도로 비싸기도 하지만 안남미가 쌀빨대를 만드는 조건에 더 최적화돼 있기도 해요.

 

100% 자연 분해된다는 점에서 정말 훌륭한 친환경 제품 같아요. 그리고 세계 최초의 유일무이한 ‘먹을 수 있는 빨대’라는 것 또한 정말 괄목할 만한 성과이지 싶네요.

100% 자연 분해되면서 심지어 먹을 수 있는 빨대로는 전 세계 다 합해 쌀빨대밖에 없어요. 쌀빨대는 흙에서 평균 100일이 지나면 자연 분해됩니다. 바다로 흘러간 플라스틱 빨대는 500년이 지나야 분해가 되는데 말이에요. 플라스틱 빨대 대체 제품으로 사탕수수 빨대나 옥수수 전분 빨대도 나왔지만 식용은 아니죠. 쌀빨대가 출시된 이후로 ‘먹을 수 있는 컵’을 만들었던 <롤리웨어>에서 해조류를 이용해 ‘먹을 수 있는 빨대’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단가가 하나당 800원 정도로 꽤 나가요.

 

식용 빨대라는 게 이슈화되면서 웃지 못할 일들도 있었을 것 같아요.

예전에 쌀빨대 영업 관련해 미팅이 있어서 메리어트 호텔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승강기 안에서 쌀빨대에 관해 거래처 사람과 막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니까 어떤 외국인이 옆에서 듣고는 쌀빨대에 엄청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그러면서 저더러 정말 빨대를 먹을 수 있냐고, 못 믿겠으니 저보고 먹어보라는 거예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빨대를 먹었죠. 그걸 보고는 자기도 하나만 달라고 하더니 먹더라구요. 그러고는 ‘맛있는데 하나만 더 먹으면 안 되냐’고 하는 거 있죠.(웃음) 그러고서 2주 지나 메리어트 본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때 만났던 외국인이 메리어트 호텔 아시아 퍼시픽 홍콩 총 회장이었고, 그분이 ‘한국의 메리어트는 모두 플라스틱 빨대를 빼고 쌀빨대를 쓰라’는 오퍼를 내렸다고 하더라구요.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인데요, 저희 직원이 ‘먹을 수 있는 빨대’라는 걸 홍보하기 위해 쌀빨대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는 영상을 유튜브에 찍어 올린 적이 있어요. 그때 어묵을 같이 넣었나 봐요. 그 여상을 본 어떤 비건족이 항의를 한 거예요. ‘너희가 해양 환경을 지키기 위해 쌀빨대를 만든다면서 생선살로 만든 어묵을 넣어 음식을 만드는 콘텐츠를 공유해?’ 그 안에서 50여 명이 서로 댓글공방이 붙고 난리가 났어요. 그 영상을 만든 직원은 신상까지 털리고 결국 협박성 공격까지 받게 되면서 너무 괴롭다고 퇴사를 했죠.

 

빨대로 인해 환경을 사랑하게 되다

처음에는 사업 아이템으로 접근했지만 쌀빨대로 인해 대표님 개인의 삶도 정말 많이 변화했을 것 같아요. 특히 환경에 대한 인식이 정말 많이 확장됐을 듯한데.

예전의 저는 분리수거는커녕 환경문제에도 크게 관심 없이 살아왔던 사람인데요, 말씀하신 대로 처음에는 쌀빨대가 훌륭한 사업 아이템이라 생각해서 접근했어요. 단순하게 생각해보세요. 스타벅스에서 한 달에 쓰는 플라스틱 빨대가 1억 8천만 개라고 해요. 쌀빨대 마진을 제가 단돈 1원만 남겨도 매달 순이익이 1억 8천만 원이에요. 보통 직장인들 월급이 200만 원에서 많아야 500만 원인데 매달 1억 8천만 원을 벌 수 있다니. 이 빨대를 저는 해외에 수출할 생각은 당시에 전혀 없었고 정말 단돈 1원씩만 남겨서 1억~3억 개 팔아야겠다는 생각만 했죠. 그런데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실패가 있었고, 또 그 과정을 지켜보며 격려와 응원을 해주시는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어떤 사명감 같은 게 조금씩 생기더라구요. 이제는 이윤보다도 이 쌀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어마어마한 문제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어떤 단서나 대안이 돼줄 거라고 생각하니, 어떻게든 계속 만들어서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려야겠다는 마음이 불끈 들어요.

 

국내와 해외에서의 실제 판매 현황은 어떤가요?

우리나라의 경우 대다수의 기업사나 판매처에서 플라스틱 빨대와 비교해 단가가 높다는 이유로 선뜻 쌀빨대 사용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오히려 해외에서 쌀빨대를 상당히 전망 있는 신생 에너지 사업이라며 직접 찾아와서 적극적으로 계약을 하자고 해요. 예전에 중국 CCTV에서 쌀빨대를 취재해간 적이 있는데, 그게 번역이 돼서 독일 교육방송에 나갔다고 하네요. 해외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그리고 캐나다, 미국, 콜롬비아, 호주까지 11개국과 쌀빨대 유통 계약을 했구요. 국내의 경우 쉐라톤, 힐튼, 메리어트, 웨스턴 조선 등 호텔 계열사와 계약해 납품하고 있고 그 외 500여 곳의 카페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그럼 현재는 해외 판매에 주력하고 있겠네요.

사업 초반인 지금, 쌀빨대 판매를 해외로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더욱 적극적으로 쌀빨대를 국내 시장에 유통시키기 위해서예요. 올해 안에 총 20개국까지 계약해 쌀빨대 판매를 15억 개로 맞추는 것이 목표인데요. 대량 생산을 하면 가격 단가가 낮아질 거고, 그때가 되면 쌀빨대가 플라스틱 빨대 가격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 기업사들이 쌀빨대를 못 쓰고 있는 이유를 알았으니,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거라고 보시면 돼요. 사실 15억 개라고 해도 전 세계 빨대 소비량에 0.1%도 안 돼요.

 

그런 큰 그림이 있었군요. 가격만 잡는다면 여러모로 쌀빨대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아요. 기업체나 사업체에서도 당장의 이익보다는 환경과 미래까지, 좀 더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할 것 같구요.

중국이 플라스틱 빨대 생산도, 수요도 많은 나라거든요. 차와 음료 문화가 발달해서 그런지 1인이 하루 6~7개씩 빨대를 쓴다고 합니다. 그런 중국과도 최근에 70개 업체와 쌀빨대 계약을 했어요. 예전에는 후진국이 선진국의 쓰레기를 받아주면서 수입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죠. 자신들의 나라가 망하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없다고 후진국도 판단한 거예요. 경제적으로 가난하더라도 자국의 자연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거죠. 동남아의 여러 나라들이 왜 쌀빨대 계약을 했겠어요. 당장은 가격도 비싸고 불편하겠지만 길게 보면 이게 맞다는 걸 아는 거 아닐까요.

 

플라스틱 빨대 대체제로 종이 빨대가 스타벅스를 비롯한 시중 카페에서 이용되고 있죠. PNA 소재의 빨대도 친환경 빨대로 부각되고 있구요.

흔히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보다 친환경적이라 생각하고 사용하죠. 하지만 저는 전문가적 입장에서 감히 단언할 수 있어요. 종이 빨대는 결코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제가 될 수 없다고. 이건 제가 쌀빨대를 유통하고 있어서가 아니에요. 종이 빨대를 무엇으로 만들죠? 나무로 만들죠. 서울에서만 한 달 동안 사용되는 종이 빨대를 만들기 위해 30년 자란 나무 10그루를 베어낸다고 해요. 플라스틱이야 기름 정제해서 뽑는 거라 치면 그 나무들은 도대체 계속 어디서 베어낼 건가요? 우리나라의 심각한 환경문제인 황사, 미세먼지 모두 중국에 나무가 없어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잖아요. 그리고 종이 빨대를 보통 종이, 접착제, 미량의 플라스틱을 배합해 만드는데 그거 일일이 다 떼어서 분리수거하는 사람 봤나요? 플라스틱 빨대는 분리수거를 하든 태우든 방법이라도 있죠. 플라스틱 빨대 안 쓰려고 종이 빨대 쓰자는 건 빈대 잡으려고 집 태우는 격이라고 봐요. 쌀빨대 안 써도 좋으니 종이 빨대를 쓸 거면 차라리 플라스틱 빨대를 쓰라고까지 말씀드리고 싶어요. PNA 빨대도 마찬가지예요. 땅에 묻은 후에 80도 이상의 조건을 줘야 70% 정도 분해가 되고 30%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바뀌어 다시 저희에게 돌아오죠.

 

공부 많이 하셨네요. 쌀빨대를 계기로 삶의 많은 부분이 바뀌셨을 게 눈에 보여요.

분리수거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저 원래 주방 들어가서 음식 잘 안 하는데 웬만하면 배달음식 안 먹으려 하고 부득이하게 배달시킬 경우 일회용 그릇은 먹고 난 뒤 다 씻고 뜯어서 분리수거해요. 음식물이 묻어 있으면 분리수거가 안 된다고 하네요. 덕분에 저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모든 걸 만들겠다

향후 계획에 대해 말해주세요.

쌀빨대를 제작하고 유통하다 보니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할 품목들이 자꾸 보여요. 해외 출장이 있어 비행기를 탔는데 기내식을 먹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일회용 숟가락, 포크, 나이프만 해도 한 비행기에서 쏟아지는 플라스틱의 양이 어마어마하겠다고. 아시아나 항공만 해도 하루에 200편 정도가 뜨는데 200명만 실어도 하루에 12만 개의 숟가락, 포크, 나이프가 필요하거든요. 12만 개의 플라스틱을 한 번 쓰고 그냥 버리는 거죠.

 

그럼 먹을 수 있는 숟가락, 포크, 나이프도 출시되는 건가요?(웃음)

뭐 먹을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지만 굳이 먹을 필요 있을까요.(웃음) 사실 자연 분해되는 수저, 포크, 나이프, 비닐, 컵 등의 개발은 이미 끝낸 상태예요. 제가 대단한 환경운동가는 아니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기술로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좀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모든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군요. 얼른 다른 제품들도 시중에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멀리 내다봤을 때 쌀빨대가 식량난도 해결해줄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쌀빨대 수요가 많아져서 쌀 수요량이 늘어나면 안 짓던 농사를 짓겠죠.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을 거 아니에요. 사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수 있는데 저는 쌀빨대가 지구뿐만 아니라 세계도 살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해요. 그리고 언젠가는 북한에 쌀빨대 생산공장을 만들고 싶어요. 북한 경제도 살리고 우리 쌀도 소비하고.

 

환경과 관련해 구상 중인 캠페인이 혹시 있나요?

차후에 기회가 된다면 쌀빨대를 활용해 아이들을 위한 환경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어요. 저에게 열 살짜리 아들이 있거든요. 아빠인 제가 하는 일을 무척 자랑스럽게 여기죠. 이 환경이란 것, 자연이란 게 아시다시피 저희 것이 아니잖아요. 며칠 전에 초등학생 기자가 인터뷰 요청을 해온 적이 있어요. 저에게 학교로 와달라고 하는 걸 너무 바빠서 유선으로 진행했는데, 보통 성인 기자분들은 이 사업의 전망이 어떤지, 매출은 얼마인지 같은 걸 물어보는데 이 어린 친구는 그러더라구요.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이 지구 환경이 오염되고 있는데 어른의 입장에서 대체안이 뭐가 있느냐’고, ‘나아가서 무엇을 어떻게 물려줄 거냐’고. 도대체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나 너무 당황스러웠고 무엇보다 딱히 해줄 말이 없다는 게 너무 미안했어요.

 

정말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물려줄 수 있을까요.

요즘 아이들은 아토피 질환을 달고 산다고 해요. 우리 어른들이 망쳐놓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미래 세대인 아이들이 받고 있죠. 요즘 쌀빨대 관련해 인터뷰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어요. 처음부터 우리 어른들이 잘했으면 굳이 쌀빨대 같은 거 만들어놓고 잘했다고 칭찬받고 좋아하고 이슈되고 돈 벌고 그럴 필요 없는 건데. 우리가 저질러놓은 일인데. 이걸 지금 대체제라고 만들어놓고 잘했다고 주목받는 게 아이러니한 거죠. 더 돌이킬 수 없기 전에 아이들을 생각해서 이제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아요.

 

김광필
<이스트로(e-straw)>는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는 종이 빨대나 PNA 빨대와 달리 흙에서 평균 100일이면 100% 자연 분해되는 ‘먹을 수 있는’ 친환경 쌀빨대다. 김광필 대표는 미국에서 해조류로 제작한 ‘먹을 수 있는 컵’에 아이디어를 착안해 세계 최초 유일무이한 식용 쌀빨대를 발명했고, 출시 5개월 만에 10개국과 유통 계약하며 빠르게 성장세를 타고 있다. 환경에 이로운 이 빨대는 현재 국내에서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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