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문화 채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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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매혹한 여성들에게
책 <여성이라는 예술> 강성은, 박연준, 백은선, 이영주

네 명의 시인이 여성 예술가에 관해 썼다. 대상은 작가부터 가수, 영화감독, 무용가, 포토그래퍼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매료된 이가 우뚝 선 이에게 보내는 고백은 절절하다. 그렇다면 왜 여성 예술가인가. 공통의 경험 때문이다. 삶에서, 작품 속에서 내 것이기도 했던 슬픔, 고통, 환희를 알아챘기 때문이다. 어쩌면 여성이기에 읽어낼 수 있는 감정. 이들은 연결돼 있다고 느낀다. 책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이라면 저자들이 각각 김혜순, 김민정, 이원, 이연주 시인을 향해 쓴 뜨겁고도 벅찬 편지글을 꼽겠다. 선생님, 언니, 선배이기도 한 시인들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다음 세대 여성들에게 이야기와 시선 그리고 사랑을 주었다. 그렇게 여성들은 서로의 계보가 된다. 책을 읽다 문득 나와 이어져 있는 이들을 떠올리며 등을 더듬어 본다. 모두 잘 지내나요. 박지형

 

이 봄, 풍류를 즐기기 딱 좋은 음반
음반 <사랑가> 전범선과 양반들

한 작은 공연장에서 전범선의 공연을 처음 봤다. 이 양반, 로스쿨 진학을 고려했을 정도로 총명하고 입담 좋다는 소리를 풍문으로 들어 익히 알았지만 이토록 달변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노래든 시든 꽤 읊조려본 솜씨였다. ‘전범선과 양반들’ 1집 <사랑가>는 발매된 지 5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내 안에서 자주 플레이되는 음악이다. 전범선의 표현을 빌려 ‘줄 좀 퉁기고 북 좀 두들기는 양반들을 다그쳐서 만든 악단’답게 당시 신예 밴드의 음악이라고 하기에는 노랫말이며 연주가 아주 훌륭하다. 이 앨범을 위해 전범선은 4년간 전 세계 이곳저곳을 유랑하며 사랑 타령을 만들었다는데, 그의 진심과 에너지가 퍽 와 닿는다. 군(카투사) 전역 후, 전범선의 발자취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의 주둔지인 해방촌에서 채식․사찰음식을 팔고, ‘두루미출판사’를 열어 사회주의 여성해방운동가이자 독립가였던 허정숙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또한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의 고문을 맡고 있으며, 최근 폐업 위기에 놓은 사회과학 인문서점 <풀무질>을 인수했다. 종합해보자면 전범선이란 사람은 수익의 극대화보다는 재미와 의미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움직이는 사람처럼 보인다. 이제 새 양반들과 함께 그의 본업인 음악 활동도 재개할 생각이라니, 우리 만개한 벚꽃 아래서 풍류를 즐기며 전범선과 양반들의 새 음악을 기다려보자. 신영배

 

좋은 태도는 작은 것에서부터
<태도의 말들> 엄지혜

기자라는 직업 덕분에 나는 한 달에 서너 명의 낯선 이들과 인터뷰를 한다. 상대는 유명인일 때도 있고, 집 앞 평상에 앉아 마늘을 까는 할머니일 때도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올 때면 자주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특히 마음에 오래 남아 두고두고 곱씹게 되는 인터뷰는 대개 후자일 경우가 많다. 인터뷰이가 나의 질문을 경청하고, 솔직한 마음을 들려줄 때 대화의 결이 절로 촘촘해지기 때문이다. 언젠가 그 소중한 한마디들을 모아 기록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그런 책이 출간됐다. <태도의 말들>이다. 예스24 문화웹진 ‘채널예스’의 엄지혜 기자가 지금껏 만난 수많은 인터뷰이들과 나눈 대화 중 기억하고 싶은 말들을 모은 책이다. <태도의 말들>에 실린 100가지 문장에는 공통점이 있다. 사소한 배려가 묻어 있다는 것. 좋은 태도는 작은 것에서 나온다. 타인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은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이기에 더 소중하다. 지하철에 앉아 신문을 손바닥만 하게 접어 읽는 할아버지, 유리문을 잡아주는 낯선 앞사람의 손, 눈 내린 출근길 문 앞의 빗자루 자국 같은 것들을 볼 때 나는 좀 더 잘 살고 싶어진다. <태도의 말들>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사소한 태도들을 또 한 번 발견한다. 이런 사람들 곁에서, 오래오래 좋은 태도를 주고받으며 살고 싶다. 지소영

 

여전히 느림의 미학을 믿는 사람들에게
독립출판 매거진 <슬로매거진달팽이> 창간호

뭐든지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슬로푸드’ 철학을 기반으로 4월 창간한 독립출판 매거진 <슬로매거진달팽이>이 더없이 반갑다. 첫 호인 만큼 ‘슬로푸드 개론’과 ‘제주 슬로투어’를 특집으로 약 120페이지에 걸쳐 다채로운 콘텐츠를 다루고 있는데, 잡지와 더불어 매달 삶 속에서 손수 슬로 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게 체험키트인 ‘슬로박스’를 선택․구매할 수 있도록 구성해 유익한 컨텐츠도 읽고, 몸에 좋은 먹거리도 맛보는 1석 2조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슬로푸드 개론’을 통해서는 18개의 키워드로 보는 슬로 라이프에 대해 살펴볼 수 있으며, ‘제주 슬로투어’를 통해서는 건강 맛집과 숙소 정보를 비롯해 반려견과 함께하는 제주 여행법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오프 모임으로 ‘4월 9일 식9데이’, 20일 ‘지구별순환터’, 26~27일 ‘곰배령자연요리캠프’를 진행하니 잡지 3면 공지를 확인할 것. 기업 광고를 배제한 <슬로매거진달팽이>을 앞으로 계속해서 만나보기 위해서는 구독만이 답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검색을 통해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장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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