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걸이/봄동

농부 이재관의 자연일기
글과 그림과 글씨 이재관

2년 전부터 어깨가 탈이 났습니다. 흔히들 ‘오십견’이라고 부르더군요.

오른쪽 어깨로 1년 반을 고생했고, 나아질 무렵 왼쪽 어깨로 그 통증이 옮겨왔습니다.

아마도 귀농해서 17년 동안 너무 무리한 바람에 탈이 났나 봅니다.

어깨가 아파 힘을 쓸 수 없으니 다른 일을 할 수 없네요. 손이 근질거려서 저녁밥 먹고 소태나무 조각을 들고 깎아서 나뭇잎 목걸이를 만들었습니다.

아내에게 보여줬더니 “어깨 아프담서 이런 거 뭐하러 하노?” 통박을 들었습니다.

그래도 다음 날 하나 더 깎았습니다.

“같이 걸라고.”

그랬더니 “걸어주려면 금반지를 걸어줘야지” 합니다. 웃자고 한 얘기인 줄은 알지만 맞는 말이네요. 30년 넘게 살면서 목걸이 하나 선물한 적이 없어요.

마님아. 그래도 금색이잖아? 목에 걸면 안 되겠니? ^^

 

작년 김장배추는 배추모종을 100개씩 세 번이나 심었습니다.

첫 번째 그리고 두 번째 모종은 흔적조차 없이 벌레가 먹어치웠죠. 마지막 100포기는 집 뒤 묵은 밭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다행히 벌레에 뜯기지 않고 자랐지만 다른 집 배추보다 20여 일 늦어져서 이 배추로 김장이나 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물도 자주 주고 삭힌 오줌도 뿌려주고. 다행히 두어 번 서리가 내릴 때까지 칠칠하게 자라서 김장을 했습니다. 미처 속이 덜 찬 5~6포기는 찬바람과 눈보라를 견디고 살아남아 꽃대 밀어 올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가져다가 쌈으로 밥상에 올릴까 하다가 꽃대 올리는 것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엄동설한을 견딘 그 봄동이 장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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