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먼 미래가 아닌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있다’고 알려주는 잡지

<해피투데이> 100호 발행 특별 인터뷰
인터뷰 신영배, 정유희
사진 김영민

‘행복은 먼 미래가 아닌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있다’고 알려주는 잡지
네네치킨 대표이사․<해피투데이> 발행인 현철호

2010년 창간해 사람들에게 ‘생각의 여지’를 만들어주고, 다양한 문화 정보를 전달해온 자연을 닮은 문화잡지 <해피투데이>가 2018년 12월부로 100호 발행을 맞았다. 인터넷, 스마트폰의 확산과 함께 점점 ‘읽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한결같은 뚝심으로 이뤄낸 의미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해피투데이>가 100호 발행을 할 수 있었던 건, 뜻깊은 삶의 가치와 행복의 의미를 독자들에게 전해준 수많은 인터뷰이, 알찬 지면을 만들 수 있도록 미더운 글과 수려한 사진(그림)을 보내준 필진들 그리고 <해피투데이>를 아껴준 많은 독자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해피투데이> 발행을 묵묵히 지원해온 발행인 현철호 대표가 있기에 작지만 알찬 이 잡지가 세상 사람들에게 작은 도서관 역할을 하며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었다.

내실이 탄탄하기로 소문난 중견 프랜차이즈 식품 업체 네네치킨의 수장이기도 한 현철호 대표는, ‘기업이윤은 다시 사회로 환원되어야 한다. 그것이 문화적이라면 사람들에게 가장 미더운 선물이 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으로 <해피투데이>를 발행하고 있다. 그런 그가 편집부에게 책임 편집 권한을 일임하면서 요청한 사항은 딱 두 가지였다. 하나는 우리 삶의 근간인 의식주와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을 잡지에 담을 것. 다른 하나는 자신의 가치와 재능을 환하게 내뿜고 있는 사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오롯이 걷는 사람, 삶의 가치지향성을 통해 사회를 보다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었다. 기업 광고를 최대한 절제하면서, 한편 편집부의 재량을 믿고 편집권을 최대한 보장해주면서 ‘작지만 옹골찬 잡지를 만들어달라’ 요청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매달 작고 웅숭 깊은 잡지를 만든다고 고군분투하던 편집부는 실로 기념비적인 <해피투데이> 100호 발행을 앞두고 문득, 현철호 대표의 ‘일상의 행복’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최근 양평에 위치한 <설매재자연휴양림>이라는 큰 자연과 인연을 맺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자연을 누리게 하기 위해 설매재를 찬찬히 단장하고 있는 현철호 대표를 만나러 설매재로 향했다. 형형색색 단풍이 한창인 설매재에 도착하니 산꼭대기에서 직접 포클레인을 몰고 있던 그가 환하게 웃으며 우릴 맞이했다.

 

<해피투데이>는 걸어 다니는 작은 도서관

<해피투데이> 100호 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발행인으로서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해피투데이>를 발행하기 전, 몇 년간 <행복합니다>라는 문화잡지를 발행했으니까 모두 합하면 10년 넘게 잡지를 발행하고 있어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해 환경이 너무나 많이 바뀌었잖아요. 스마트폰이 세대 간의 소통을 더 원활하게 해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이 예전보다 책을 더 안 읽고, 세대 간의 단절도 더 심해졌죠. 그래서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고도 보다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문화잡지가 있다면 잡지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양상을 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스마트폰과 온라인 매체가 범람하는 현실 속에서 <해피투데이>를 계속 발행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쉬운 일은 아니죠. 언젠가 <해피투데이>에서 봤던 ‘기적의 도서관’ 안찬수 사무처장의 인터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그가 했던 말 중, “디지털은 ‘하이테크’고 종이매체는 ‘로우테크’라는 건 착각이다. 종이책은 인류가 만들어낸 매우 매력적인 하이테크이며, 시간이 지나도 유용하고 대체 불가능한 매체이다”라는 말에 ‘맞다’ 하며 제가 무릎을 쳤어요. 책은 10년이 지나든 100년이 지나든 필요할 때 언제든 편리하게 꺼내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만약 CD 속에 책이 천 권이 들어 있다고 칩시다. 플레이어가 당장 없으면 책을 볼 수가 없잖아요. 한편 시간이 많이 흐른 뒤 플레이어나 시스템 사양을 업그레이드 하지 않거나 구동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하지 않으면 아예 책을 볼 수 없게 되겠죠. 그런 면에서 책은 어느 때에나 가장 쉽게 볼 수 있으니 어떠한 매체보다 진보한 매체라고 생각해요.

 

<해피투데이>를 처음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이유는 단순했어요. 십수 년 전, 양희은 씨가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에서 IBK기업은행의 협찬을 받아 <여성시대>라는 무가지 월간지를 만들고 있었어요. 제가 당시 은행 지점장한테 잡지 발행 제작비를 물었더니 월에 13만 부 정도를 발행하고 있고, 약 7,000만 원 정도의 제작비가 든다고 하더라구요. 그 정도 금액이면 당시 두 개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광고할 수 있는 금액이었어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단순히 광고비로만 돈을 쓰느니 프로그램과 연계해 좋은 정보를 전달하는 잡지도 만들고, 광고도 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교통방송의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김흥국&정연주의 <으아~ 행복합니다> 연계 잡지를 네네치킨에서 협찬해 만들고, 대신 <으아~ 행복합니다>에 무료로 네네치킨 광고를 넣었죠. 그때 <행복합니다> 잡지를 매달 10만 부 정도 발행했어요. 많은 사람이 사는 이유가 행복하기 위해서잖아요. 그러다 보니 ‘행복이란 게 과연 무엇일까’라는 물음이 저한테 계속 있었어요. 그렇게 고민하다 내린 나름의 행복의 정의를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그 하나는 사람들이 대내외적으로 ‘성공한 삶’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삶이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째는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했고, 마지막으로 뜻깊은 활동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의 삶도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위 세 조건에 부합되는 사람들을 찾아 인터뷰해서 <행복합니다>에 싣고, 라디오 프로그램 사연 중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에 관한 사연을 추리고 편집해 또 실었어요. 그러다 그 프로그램 광고가 끝나면서 공들여 만들던 잡지까지 없애는 게 아깝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해서 제호를 <해피투데이>로 바꾸고 편집부를 회사 내부에 두고 계속 잡지를 만들었죠. 이후, 우리는 식품회사이기 때문에 이왕 잡지를 만들 바에야 발행 취지를 사람들에게 더 지혜롭게 잘 전달할 잡지 전문가 그룹이 만드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 오래 문화잡지를 만들어온 정유희 편집장님과 인연을 맺고 전체 편집권을 일임, 책을 발행하고 있어요.

 

잡지 발행 이전에 도서관을 지으려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어요.

맞아요, ‘기업을 경영해서 이윤이 생성되면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중, 전국 곳곳에 사랑방과도 같은 도서관을 많이 지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미래의 일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지금 당장 내 상황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고민했죠. 그러다 문득, ‘잡지가 걸어 다니는 작은 도서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손에 쥘 수 있는 작은 잡지지만 알차게 잘 만들면 양서(良書)가 모여 있는 작은 도서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100권의 <해피투데이>를 발행하며 300여 명의 사람의 삶을 인터뷰로 담아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인터뷰이는 누구였는지 궁금해요.

‘한국의 재발견’ 작업을 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임재천 작가요. 그분의 사진을 보자마자 마음에 깊게 다가왔어요. ‘우리나라 산천이 이렇게나 그림처럼 아름답구나’ 생각하게 만들어준 사진은 그간 없었거든요. 임재천 작가의 사진이 너무 좋아서 몇 점 구입해 집과 집무실에 걸어놨을 정도로 그분의 작업이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인터뷰를 보니 이분이 무릎 연골이 닳을 정도로 전국의 산천을 헤매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 분이더라구요. 또 다른 인터뷰이로는 ‘윈도우 페인팅’ 작업으로 유명한 나난 작가의 인터뷰가 좋았어요. 나난 작가의 작품은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지는 한편 비범함과 열정 또한 한껏 느껴졌어요. 저는 부지런히 그리고 묵묵히 자기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좋아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의 인터뷰를 <해피투데이>에 꼭 담고자 하고 있죠.

 

서두에 말씀하셨듯이 많은 사람이 책이나 종이 잡지를 잘 읽지 않는 시대예요. 그런데도 <해피투데이>를 계속 발행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어떤 동력이나 신념은 무엇인가요?

네네치킨을 광고하는 데 있어서 도움도 되지만, 무엇보다 <해피투데이>를 아껴주는 독자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해피투데이>를 탐독하고 좋아하는 독자들은 네네치킨의 기업 철학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마련이거든요. <해피투데이>가 대놓고 직설적으로 네네치킨의 광고를 많이 담진 않지만, 잡지를 읽다 보면 독자들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기업 이윤의 문화 환원의 취지와 뜻을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되는 거죠. 또 <해피투데이>를 통해 젊고 건강한 예술가들, 혹은 남들과 다른 길을 걸으며 행복을 찾는 뜻깊은 사람들을 많은 사람에게 소개할 수 있다는 점에도 뿌듯함을 느껴요.

 

이번 <해피투데이> 100호 발행 특집으로 그간 <해피투데이>를 거쳐 간 인터뷰이나 필진들에게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 관해 물었어요. 대표님의 행복한 일상이나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가 먹는 걸 참 좋아해요. 배고플 때 맛있는 밥 한 끼 먹을 때 정말 행복해요.(웃음) 또 제 입맛에 꼭 맞는 커피를 마실 때도 정말 행복하구요. 아마 가리는 음식 없이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음식 관련 일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좌중 웃음) 또 소설을 읽을 때, 그게 전집이든 무협지이든 한번 빠져들면 밤을 새워서 읽어요. 드라마나 미드도 좋아해서 실시간으론 챙겨서 못 보지만, 다시 보기로 몰아서 한 번에 봐요. 제가 SF 액션 판타지 영화도 즐겨 보는데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선 심해를 탐사 중인 해저 탐험대가 정체 모를 거대 생물에게 공격을 당해 사투를 벌이는 <메가로돈>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어요. 저는 행복이 저 먼 미래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가까운 오늘, 바로 지금 내 곁에 행복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자주 느끼고 있고 실제로 체감하려고 노력해요.

 

<해피투데이>가 어떤 잡지가 됐으면 좋겠나요?

지금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의식주에 걸쳐진 문화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잡지가 됐으면 좋겠어요. 행복의 정체성을 다양하고도 섬세하게 또한 본질적으로 살필 수 있는 잡지가 되길 바라고요. 무엇보다도 <해피투데이>를 보며 자연스럽게 ‘생각의 여지’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발행인의 생각을 편집부가 잘 담아 잡지를 만들고 있으니 굳이 제가 이래라저래라 관여하고 크게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핵심을 잃지 않으면 되거든요. 크게 참견하지 않고 전문가를 독려하고 책을 잘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발행인의 몫인 것이죠.

 

우리는 상품이 아닌 식품을 판매합니다

회사 얘기를 좀 해보죠. 이미 싱가포르, 호주, 홍콩, 말레이시아 등 해외 시장에 네네치킨이 진출했고, 최근 대만과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도 오픈 준비 중인 걸로 알고 있어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기점으로 중동 GCC(Gulf Cooperation Council) 6개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쿠웨이트 등의 중동지역에 네네치킨이 곧 오픈 될 거예요. 이렇듯 해외 사업은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되고 있는데 혹자들은 네네치킨이 좀 주춤한 것 같다고 얘기해요. 그런데 자체적으로 판단했을 때 국내 사업도 큰 어려움 없이 안정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어요.

 

해외 시장 진출은 나라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 진출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많이 따를 것 같아요.

네네치킨의 경우 직접 해외 투자를 하는 나라는 한 곳도 없어요. 오히려 다른 국가에서 네네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싶다고 계속 찾아오는 상황이라 위험 부담이 좀 덜한 편이에요. 굳이 해외 진출 영업을 하지 않아도 해외에서 네네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이유는 ‘한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BTS나 많은 아이돌 그룹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고, 그 이전에 한류 열풍을 일으켰던 아이돌 그룹이나 드라마 산업 때문에 저희가 해외로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을 얻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의 음식과 문화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으니까요. 그중 치킨 요리는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발달해 있어요. 세계 어느 곳에 진출에도 한국식 치킨이 뒤쳐지지 않아요. 치킨이 어떻게 한식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한식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한국 국민이 먹는 음식이 한식이지, 꼭 조선 시대 전통 상차림만이 한식인 건 아니잖아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한국식 치킨이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음식이 될지 또 모를 일이죠.(웃음)

 

상호를 ‘네네치킨’으로 정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사람이 보통 대답할 때 하는 말인 ‘네네’를 상호로 정한 이유는 ‘네’라는 말이 긍정의 의미와 반응을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주문 전화가 왔을 때 ‘네, 네네치킨입니다’라고 전화를 받는데, 고객과의 첫 대응부터 자신도 모르게 긍정의 반응을 보이는 거잖아요. 상호를 이렇게 정한 이유는 내면에 있는 친절함을 끌어내기 위함이었어요. 고객의 입장에서도 ‘네, 네네치킨입니다’라는 긍정의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을 거구요. 우리나라 국민이 대답할 때 보통 ‘예예’ 혹은 ‘네네’로 답을 하는 편인데,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은연중에 우리 상호를 불러주니 사업이 잘 안 될 수가 없죠.(좌중 웃음) 농담이고, 무엇보다 ‘네네’라는 상호는 한 번 들었을 때 잊히지 않는 이름이라고 생각해요.

 

상호에 그런 고도의 전략이 담겨 있는 줄 몰랐어요.(웃음) 타사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네네치킨만의 가장 큰 경쟁력이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배터-딥’ 공법이라고 해서, 쉽게 말해 닭고기에 보습 코팅 막을 입히는 과정이 있어요. 이 과정을 통하면 닭을 튀길 때 식용유가 닭고기에 바로 스며들지 않고, 육즙을 보호해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치킨 맛이 유지돼요. 치킨이 식었을 때, 시중의 다른 치킨과 비교해보면 저희 치킨은 육즙이 많이 살아 있고 맛있어요. 이게 우리 네네치킨만의 가장 큰 경쟁력이에요. 근래에는 대중화됐지만, 치킨의 맛과 형태를 잘 보존해주고, 다양한 사이드 음식까지 깔끔하게 담을 수 있는 포장 상자를 네네치킨에서 제일 먼저 개발했거든요. 이 포장 상자도 네네치킨만의 자부심이자 특장점이죠.

 

현재 네네치킨의 가장 큰 이슈는 아무래도 ‘봉구스 밥버거’의 인수일 텐데요, 인수 과정이 좀 시끌법석했습니다.

봉구스 밥버거 브랜드가 지닌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해 인수를 결정했어요. 봉구스 밥버거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까지 판단했느냐면, 맥도날드와도 경쟁할 만한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버거 재료로 빵 대신 우리의 주식인 밥을 사용하고 있고, 그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은 햄버거의 고기 패티보다 다양해서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해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을 넘어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권 국가에서 그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어요. 그 가능성을 보고 인수한 거예요. 물론 현재 이런저런 복잡한 문제가 산재해 있지만,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들이면 해결 가능한 문제들이라고 생각해요.

 

故 노무현 대통령을 희화한 네네치킨 경기 서부지사 페이스북 홍보 글 때문에 ‘일베치킨’이란 오명을 쓰며 불매운동이 벌어졌던 적도 있어요. 그런 시련이 닥칠 때마다 굉장히 빠르고 신속하고 정중하게 일을 잘 처리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대표님만의 어떤 고난 극복 노하우나 매뉴얼이 있는지 궁금해요.

저는 스트레스를 거의 안 받는 편이에요. 심지어 어릴 적에 왕따를 당한 적이 있는데, 왕따를 당하고 있는 줄 몰라 도리어 저를 따돌리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정도예요.(좌중 웃음) 그럴 정도로 아주 단순한 성격이에요. 물론 일에 관해서는 굉장히 깊고 첨예하게 고민하고,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면 문제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고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나가요. 사과할 일이 있으면 잘못을 빨리 인정하고 반듯하게 또한 정중하게 사과해야죠. 처음 이 사업을 준비할 때, 최악의 경우까지도 고민하고 대책을 예습했어요. 사업이라는 게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망할 수 있잖아요. 망해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 제가 가장 자신 있는 게 운전이라 사업하기 전에 택시 운전을 6개월가량 해봤어요.

 

네네치킨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음성 공장 출장도 잦은 편이시잖아요. 한 기업의 수장이 현장을 자주 방문하는 게 이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달에 두 번 음성 공장에 내려가요. 가맹점주들의 교육 때문에 내려가는 것도 있구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중에는 ‘대표 얼굴 한 번 본 적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최소한 그런 소리를 듣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서 직접 가맹점주들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자주 갖고 있어요. 전국에 있는 가맹점들을 하나하나 다 돌아봤던 이유도 그런 이유이구요. 네네치킨의 이름으로 가맹점들이 영업하고 있는데, 어떤 환경과 장소에서 운영하고 있는지 기업의 대표가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처음 네네치킨 사업을 시작하고 수도권에만 가맹점이 있었을 당시, 여수에서 가맹점을 오픈한 점주를 위해 직접 여수까지 탑차를 몰아 물류 배송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보통 지방에 가맹점이 한두 곳만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는 물류를 버스 택배로 보내요. 그런데 저는 한 번도 버스로 물류를 이동시키지 않고, 제가 직접 운전해 물류를 배송했어요. 겨우 한두 상자 싣고 가는데 기사 붙여서 보낼 순 없으니까요. 처음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10~20분만 눈을 붙여도 피로가 금방 풀렸는데, 나중에는 피곤이 많이 쌓였는지 눈을 떴더니 해가 중천에 떠 있더라구요.(웃음) 그래서 부랴부랴 서울로 올라와 다시 물류를 포장해 여수에 내려간 적도 있어요. 그렇게 3년간 일주일에 세 번씩 여수에 내려갔어요. 그러던 중, 광주에서도 가맹점을 내고 싶다는 문의를 받았는데, 그때 정말 반가웠어요.(좌중 웃음) 여수까지 직접 물류 배송을 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한 가지 확신은 있었어요. 당시 지방 가맹점이 여수 한 곳이었기 때문에 승용차로 물류를 배송하면 좀 더 빠르고 편하게 내려갈 수 있었지만, 꼭 네네치킨 로고가 새겨진 탑차를 타고 배송을 갔어요. 탑차로 장거리를 운전해 다니면 사람들이 보든 안 보든 네네치킨 상호가 노출될 수 있고 광고효과도 분명 발생된다고 생각했거든요.

 

23년간 네네치킨을 경영해오면서 지켜온 철칙이나 기본 철학이 있다면?

이런 말은 요식업자들의 입에서 자주 나오는 단골 레퍼토리지만, 전 진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제가 먹을 수 있는 음식, 제 자녀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벌고 있다고. 그거 하나만큼은 확실해요. 우리는 상품이 아닌 식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나의 근원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

어릴 적 꿈이 ‘어부’였다고 알고 있어요.

당시엔 내륙지방에만 살았기 때문에 바다를 동경했어요. 철없을 때니까 무작정 ‘마도로스’가 되고 싶은 마음이었어요.(웃음) 중학교 때까지도 해군사관학교나 해양대학에 진학해서 선장이 되고 싶었으니까요. 그러다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죠. 막연한 꿈이었어요.

 

해맑은 학생이었을 거 같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철없고 단순하긴 마찬가지예요. 최근에서야 어릴 적 우리 집이 가난했다는 걸 깨달았으니까요.(웃음) 그 당시는 다 비슷비슷하게 살았고, 적어도 밥은 안 굶고 살았으니까 ‘중산층 정도는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지금 와서 돌아보니 제가 정말 가난한 집 아들이었더라구요. 어떤 가난과 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잘 없었던 거 같아요. 정말 철없이 살았던 거죠.

 

그럼 언제쯤 철이 들었다고 생각하세요?(웃음)

철들면 죽는다는 말이 있어요.(좌중 웃음) 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거예요. 남한테 해 끼치지 않고 제 상식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하면서, 한편 제가 옳다고 판단하는 일은 밀고 나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는 삶은 자신의 삶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학자 같은 이미지을 지니고 있고, 한 기업의 수장인 데다가 문화잡지의 발행인이다 보니 익스트림 레포츠 쪽에는 별로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스킨스쿠버와 오프로드를 즐긴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

오프로드는 지금도 즐기고 있고, 패러글라이딩도 한 2년 정도 즐겼어요. 저는 혼자 할 수 있는 익스트림 레포츠를 즐기는 편이에요. 최근 뜻한 바가 있어 양평에 있는 <설매재자연휴양림>을 매입했는데, 그 덕분에 포클레인 운전을 자주 하고 있어요.(웃음) 현재 휴양림 곳곳의 길을 재정비하는 시기인데요, 손봐야 할 것이 끝도 없더라구요. 포클레인을 몰며 숙련 기술자도 어려워하는 훼손된 길들을 제가 손수 정비하고 있는데 포클레인 전문가인 한 지인이 포클레인 운전하는 제 모습을 보더니, 포클레인이 뒤집어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하더라구요.(웃음)

 

<설매재자연휴양림>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저와 설매재와 시절 인연이 맺어진 거죠. 네네치킨과 봉구스 밥버거 직원들이 이곳에서 진정한 휴식과 재충전을 꾀할 수 있으면 좋겠고, 두 브랜드 가맹점주 자녀들과 매해 여름 캠프를 이곳에서 진행할 예정이에요. 자연의 품에 안겨서 ‘여민동락’을 이룩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길 희망해요. 지리적으로 수도권과도 가깝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도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장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삶의 최종 목표 지향점이 있다면?

인생을 살면서 내가 ‘누군지’, ‘왜 사는지’, ‘어떻게 살 건지’에 관한 물음은 계속 있었어요. 지금의 나이가 되니까 제가 ‘왜 사는지’와 ‘어떻게 살 건지’는 대략 알겠는데, 제가 ‘누군지’에 관한 물음엔 뚜렷한 답을 아직 못 찾았어요. 그런데 내가 누군지 끊임없이 묻는 삶과 묻지 않는 삶엔 큰 차이가 있어요. 그렇게 스스로 자신이 누군지에 관해 끊임없이 묻다 보니까 내면의 근원적인 불안감이 사라졌어요. ‘나의 시초는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를 생각해보면 가깝게는 부모님으로부터, 더 위로 올라가면 조부모님과 조상들, 그런 식으로 쭉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지금의 제가 있기 위해서 지구, 더 높게는 태양계가 있어야 하더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저를 중심으로 역피라미드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결국엔 모든 생명과 제가 다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에 다다랐어요. 제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존재였는데, 세상에 나와 현재의 저를 형성하기까지 많은 것들을 섭취했잖아요. 예를 들어 제가 수박 한 덩이를 섭취해요. 그럼 그 수박은 많은 요소와 함께 제 몸을 이뤘다가 빠져나가죠. 수박은 하나의 작은 씨앗으로부터 시작되잖아요. 그 씨앗이 큰 수박이 되려면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그중 식물의 가장 큰 특성은 광합성 즉, 빛 에너지를 이용해 스스로 성장해요. 그렇기 때문에 식물의 경우, 일차적인 빛 에너지의 변형물이에요. 초식동물은 그 식물들을 섭취해 자신을 형성하고,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통해, 먹이사슬의 최상단에 위치해 있는 인간은 이 모든 걸 섭취하며 자신을 형성하죠. 종합해볼 때 결국, 저의 시초와 근원은 ‘빛’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 근원이 빛이라고 치면 세상 살아가는 데 절망할 일이 별로 없어요. 스스로 작게라도 빛을 낼 수 있으니까요. 제 빛으로 다른 사람까지 비추진 못하더라도 스스로 자신의 삶 자체는 비출 수 있잖아요. 절망적인 상황과 마주하면 우린 흔히 ‘앞이 캄캄하다’고 말하곤 하죠. 그렇지만 작은 빛이라 하더라고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면 최소한 살면서 크게 절망할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이렇듯 자신이 누군지 알아간다는 건 굉장히 가슴 떨리는 일,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현철호
네네치킨 대표이사이자 문화 월간지 <해피투데이> 발행인. 현철호 대표이사는 1995년 계육 가공업체로 출발해 그해 5월 네네치킨 체인 사업 본부를 설립, 성장을 거듭해 네네치킨을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키워냈다. 또한, <해피투데이>의 발행인으로서 10여 년간 100권의 <해피투데이>를 발행, 행복의 다양한 정체성을 살펴보며 건강한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주)혜인식품-네네치킨.